정림건축, 김정철 서체(명조, 고딕) 무료 배포
정림건축은 올해 건축가 故 김정철(1932-2010)의 10주기를 맞아 창립자가 후대에게 남긴 철학과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건축가를 위한 서체 디자인 공모전’을 기획, 진행한다. 정림건축은 이미 1985년, 1년 수주액이 10억 원에 불과하던 시기에 3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여 CAD시스템을 국내 건축설계사무소 최초로 도입했다. 하지만 당시 CAD 시스템은 영문 사용만 가능했던 시스템이라, 당시 김정철 창립자의 지시로 한글(복선 1,400자 / 단선 1,700자)을 그래픽으로 직접 도안하여 도면 작성에 사용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당시 시대를 앞서갔던 건축가 김정철의 혜안과 정신이 후대에게 또 다른 유산으로 재해석되고 이어지길 바라며 공모전을 통해 ‘건축가를 위한 서체’ 개발을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정림건축은 공모전을 통해 건축학도 및 여러 디자인 학도들에게 장학금 및 실습생의 기회를 부여하고,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서체는 건축가 김정철의 정신을 이어받아 작게는 건축계에 넓게는 문화를 사랑하는 모든 후대들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서체로 개발하여 무료 배포하고자 한다. 서체(Typeface, Font)를 디자인하는 과정은 건축과 닮아있다. 초성, 중성, 종성이 만나 글자를 이루는 한글처럼, 서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문화의 소통 도구이자 문화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다. 정림건축은 김정철 창립자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언어적 소통 도구로 재해석되고 설계되어, 추모 10주기를 계기로 후대에게 또 하나의 자산으로 남겨지길 바란다.